blah #1

누군가 내 하루에 숨겨진 은밀한 규칙을 찾으려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의 면전에 대고 혀를 내밀어 줄 것이다.
언제부터가 오늘이고 언제부터가 내일인지
어느것이 낮잠이고 어느것이 밤잠인지
저번 밥은 언제 먹었고 이번 밥은 언제 먹어야 하는지
오늘 한 마스터베이션의 횟수는 몇번인지
한시간 전의 일도 한시간 후의 일도 알 수 없는 하루가 계속 되고 있다.
누군가 내 몸을 27조각짜리 큐브로 만들어
다시는 제대로 맞출 수 없을때까지 뒤섞어 놓은 기분이야.
black & white에 나오는 것 같은 거대한 손이 나타나서
가급적 부드럽게 서두르지 않으며 그 조각들을 원래대로 맞추어 주면 좋을련만.
.
.
.
자, 그럼 일단은 재털이를 비워볼까.

by 유갓솔 | 2004/02/22 04:48 | 넘어지지 않는 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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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veronica at 2004/02/22 05:32
폐인생활을 하시는군요...
Commented by 유갓솔 at 2004/02/24 23:34
그나마, 재털이를 비우면서 시작된, 방을 치우고나서부터는 생활이 안정궤도에 접어 들었어요. 두뇌와 방의 어딘가가 연결되어 있어서, 혹은 방이 두뇌의 익스텐디드 버젼이라도 되는건지, 방을 치우고 나면 그나마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문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지요. 방을 어지른 것과 반대의 것을 하기만 하면 되는건데, 심지어 어떤 일은 그것보다 훨씬 간단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기 싫은건 바닥이 잔뜩 쌓여있는 아직 읽지 못한 dvd, 책들과 대면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고보니 이것도 정리 안된 생각들이 가득 쌓여있는 제 두뇌속과 비슷하군요.)
가장 큰 문제는 두통과 불면증인데, 지난주부터 한번도 연속으로 5시간 이상을 자지 못했거든요. 이번주부터는 일부러 낮잠을 자지 않고 자더라도 한시간이 넘지 않게 자는 극처방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한번에 다섯시간 넘게 잠을 자는건 너무 어려운 일이예요. 무엇보다 제 의지와 상관 없는 일이기도 하고. 영국에서는 불면증 치료용 우유가 개발되었다고 하던데, 만약 그것을 주문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한국에 오는 기간동안 다 상해버리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우울해지는군요.
Commented by at 2004/02/25 00:44
저같은 경우는 만성두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다른 통증은 참을수 없는데 두통은 정말 참기 힘듭니다. 약으로 연명하여 위를 죄다 버리기도 했었지요.(갑자기 병원의자에 앉아있는 기분)
두통도 두통이거니와 단기기억상질증때문에 만사가 확실하게 헷갈리고 있기도 하구요.나만의 병이 있다는 것이 갑자기 존재가치를 확실하게 해주는 것같아 우습기도 합니다.덧글남겨주신거보구 찾아왔어요.이글루스를 몹시 하고 싶었었는데 와보니 왠지 먼친척집에 온것같네요.
Commented by 우물님 at 2004/02/25 01:31
욕실청소를 하고 나면 말끔한 기분이 되시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유갓솔 at 2004/02/25 09:13
린 / 나는 타이레놀을 장기복용했던 적이 있어요. 다른 두통약에 비해 길고 굵은 알약 두개가 목에 걸리는 느낌만으로도 묘한 안정감이 들곤 했지요. 하지만 치과에서 만성복용한 타이레놀 때문에 마취가 되지 않을 때는 정말 공포스러웠어요. 그간 유지시키려 노력했던 안정감이 순간의 계기로 일상적인 공포가 될 수도 있다니. the hours의 julianne moore라도 된 듯한 기분었달까요. 그 후로는 타이레놀 복용을 자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앞으로도 마취주사에 몸을 맡겨야 할 일이 수두룩 할 것 같으니, 네, 정말 두통은 참기 힘들어요.

우물님 / 이미 나는 말끔한 기분이니 욕실 청소는 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메롱.
Commented by at 2004/02/25 12:50
저도 타이레놀 장기,만성복용자입니다. 일단 다른 두통약에 비해 속이 쓰리질 않아요. 심할 때에는 4알을 먹어도 안들을때도 있지만. 제게 아주 유용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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